Genre : Adventure
Developer : Logan Worsely
Platform : Windows
Release : 2005
한때 의료민영화와 관련된 논쟁이 유행처럼 밀어닥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곳곳에서 끊이질 않는데, 민영화 반대에 목숨을 걸고 있는 단체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게임이라 하겠다. 의료 민영화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의 현실을 매우 과격하고 언어적인 폭력으로 비틀어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인 Emily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소녀로, 자신이 원하는 생일 선물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모와 하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살해한 시신들 위에서 인형과 놀고 있는 모습으로 경찰에게 발견된 Emily는 끔찍한 범행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키득거렸다.
"I wanted to see what was inside mommy."
판사는 그녀를 21살이 될때까지 정신병원에서 감시보호를 받도록 명하지만 Emily는 한시라도 빨리 이 역겨운 장소에서 탈출하기를 원한다. 결국 이 정신나간 장소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친 군상들을 어르고 구슬르거나, 칼로 난자하고 가죽을 벗겨서라도, 탈출로를 찾는 것이 그녀의 최종 목표이다.
의사가 존재하지 않는 병원,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을 파는 자동판매기, 인권은 무시한 채 환자들을 실험 대상으로 생각하는 이사장, 소아성애자 경비원, 병동에서 샌드위치 쿠폰을 파는 연쇄살인마 등 광기로 가득차거나 비열한 인간 군상들을 그리고 있지만 유의한 것은 이들이 모두 부분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라는 것이다. 잔인하고 어두운 현실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이 게임은 매우 폭력적이다.
모두가 블랙 코미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게임을 가벼운 기분으로 즐거이 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잔혹한 고어물을 육안으로 견뎌내는 것이 더 쉬운 일일 것이라 생각한다. 게임 속에서 비틀어 제시하고 있는 현실이 누군가에게는 이가 갈리는 고난으로 다가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회 운동 네트워크 속에서 자본주의와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대다수는 이 게임을 하고 나서 상당히 심기가 불편할 것이다. 좋은 풍자물에 존재하는 웃음으로의 승화가 없기 때문이다. 결말에서, 잘라낸 이사장의 목을 손에 든 Emily의 웃음은 자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실에서의 탈출은 없고, 그저 극도로 혐오스런 오늘을 나열할 뿐이다. 버겁고 넌더리나는 현실을 모니터 속에서조차 복습하고 싶지는 않다.
2011.03.03
Ci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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